휴먼계정 소통창구 ⎮ 10년차 개발자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개발자는 흔히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인생의 대부분을 개발에 쏟은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그런 사람은 신입/주니어 개발자와 취준생들의 고민에 어떻게 답해줄까요?
코드잇의 테크리드이자 10년 차 개발자인 태순이
자신의 커리어 스토리를 이야기해주고,
신입/주니어 개발자들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해줬어요.
챗GPT는 답해주지 않는 현직자들의 진짜 이야기,
<휴먼계정 소통창구> 2회차를 시작합니다!
Chapter 1. 코드잇 테크리드, 당신이 궁금해요!

Taesoon(태순)
- (현) 코드잇 Tech Lead
- 10년 차 개발자
10년 동안 계속 같은 업계에 있었던 건가요?
Taesoon
제가 일한 지 한 11~12년 정도 된 것 같은데요, 원래 게임도 좋아하고 게임 만드는 것도 좋아해서 처음엔 게임 회사에서 5년 정도 일했어요.
그러다 학교로 돌아가서 졸업을 하고, 다시 일자리를 찾다가 좋은 기회가 생겨서 지금 코드잇이라는 회사에 오게 됐습니다. 이게 한 5년 좀 넘었네요.
개발자로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Taesoon
이 업계가 항상 치열하다는 걸 계속 되새기고 있어요. 제 실력이 뒤처지면 언제든 추월당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매일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게 비법이 아닐까 싶고요.
호랑이도 토끼 사냥할 때 최선을 다한다고 하잖아요. 저도 매일 커밋 하나에도 혼신의 힘을 쏟고 있습니다. (웃음)
개발하다가 현타 온 적이 있나요?
Taesoon
예전에는 그런 경우가 꽤 많았어요. 아마 많은 주니어 개발자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은데, 내가 바꿀 수 있는 게 별로 없잖아요. 회사 사정이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 사정 때문에 그냥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 많다 보니까, 그때 많이들 현타가 온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랬고요.
근데 요즘엔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물론 제가 뭔가를 바꿀 수도 있겠지만, 협업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거든요. 결국 사업을 잘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거니까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는 예전만큼 현타를 크게 느끼진 않는 것 같아요.
좀 더 인간미 있는 극복 방법은 없나요?
Taesoon
인간미 있는 극복 방법이요? 음… 뭐 한강 가서 소리 지르고 그런 건가요? 실제로 어릴 땐 진짜 그렇게 하긴 했는데요. (웃음)
아, 노하우라면 있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하잖아요. 내 상황을 조금 더 멀리서 떨어져서 관찰하다 보면 그냥 재밌는 것 같아요. 지금 당장은 힘들고 속 썩이는 일이 있어도, 나중에 멀리서 보면 “아, 저 사람 그래도 재밌게 일하네” 싶은 순간이 오는 것 같아요.
Chapter2. 개발자 취업 준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신입 개발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요?
Taesoon
제가 제일 많이 보는 것도 그렇고, 실제로 면접에서 가장 자주 드리는 질문이 “코딩 많이 하시나요?”예요. 저는 코딩을 좋아하는지 꼭 물어봐요.
요즘 포트폴리오는 취업을 위한 자료가 되어버렸지만, 저는 그런 것보다 “이 사람이 원래 좋아하는 걸 만들기 위해 꾸준히 무언가를 해왔는가”, 그리고 “그게 개발과 잘 맞아떨어져서 개발자를 선택하게 된 건가” 이런 부분이 보이면 좋게 봅니다.
첫 회사를 잘 고르는 방법이 있나요?
Taesoon
저 그런 얘기 진짜 많이 들어요. 많은 분들이 첫 회사가 중요하고, 첫 회사에서 연봉도 정해지고 앞으로의 커리어 방향도 잡히니까 당연히 신경을 많이 쓰시잖아요. 이해는 되는데… 저는 좀 낭만을 쫓는 편이라, 내가 얼마나 좋아하고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어차피 우리가 일을 몇 년만 하고 끝낼 게 아니라 몇십 년을 할 거잖아요. 저도 사실 겨우 10년 조금 넘게 했는데, 이걸 가지고 “많이 했다”라고 하기도 좀 그렇거든요. 저는 한 30~40년 계속 할 생각이에요. 아마 여러분도 비슷할 거고요.
그렇게 30~40년의 긴 커리어를 생각해보면, 일단 회사에 갈 수 있다면 가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취준 기간이 길어진다면 마음에 쏙 들지 않아도 일단 업계를 경험해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해보니까 안 맞으면 그만두면 되는 거고, 맞으면 거기서 또 새로운 기회를 찾으면 되는 거고요.
그래서 첫 회사를 고른다면, 저는 마음이 가는 대로 고르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본인이 지금 개발자 취준생이라면, 뭐부터 할 것 같나요?
Taesoon
범위가 너무 넓긴 한데요, 저라면 그냥 하고 싶은 거 했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그렇게만 말씀드릴 수는 없고…
저는 가능성을 많이 열어두고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신입일 때가 가장 가능성이 많은 시기니까요. “난 이 도메인만 판다”, “난 무조건 백엔드만 한다” 이렇게 딱 정해버리기보다는, 여러 선택지를 열어두세요. 사실 기회가 정말 많은데 본인이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젊을 때만 할 수 있는 것들도 있어요. 밤 새서 디버깅을 한다거나, 딱 봐도 “이걸 어떻게 해…?” 싶은 과제를 붙잡고 해본다거나. 예를 들면 Spring 레포 들어가서 이슈를 직접 해결해본다든가, 이슈를 제기해본다든가, 아니면 다른 개발자 친구들을 사귄다든가요. 취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는 않더라도, 이런 것들이 결국 나중에 큰 자산이 돼요.
개발자가 되고 싶은데, 아직 관련된 학력이나 경험이 부족해서 고민이에요.
Taesoon
누구나 학교 졸업하고 나오면 경험은 없죠. 경험 없이 취업하는게 당연한건데, 요즘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이런 고민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도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반드시 취업은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원하는 회사에 취업이 가능한지가 문제일 텐데, 학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다른 방법으로 실력을 증명하면 되죠.
저는 개발을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을 어필할 수 있다면 취업에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흥미를 살려서 본인에게 필요한 서비스, 친구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들을 만들어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백엔드 개발자가 되고 싶어서 여러 가지 프레임워크를 다양하게 공부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방향성이 맞는지 판단이 안 서요.
Taesoon
저는 개발자가 본질적으로는 코딩을 하는 직업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가상 세계에 추상화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딩은 그저 도구일 뿐이죠.
그래서 개발자가 되고 싶으시다면 다른 사람들은 잘 못하고 AI도 잘 못하는 일을 하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프레임워크 특화된 작업들, 단순 코드 작성 등은 가치가 낮아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언어, 프레임워크만 다양하게 배우는 건 솔직히 추천하지 않아요. 물론 도구 하나 정도는 다룰 줄 알아야 하지만, 그 도구들을 배우는 게 목적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어야 해요.
개발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좀 더 높은 레벨의 추상화를 할 줄 알아야 해요. 낮게 보면 컴퓨터가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이해해야 하고, 높게 보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어, 프레임워크는 10년 뒤에는 지금이랑 또 너무 달라져 있을 거고, 기초가 있다면 필요할 때 짧게 배우셔도 충분합니다.
요컨대, 도구에만 집중하기보다 컴퓨터의 원리와 세상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시간을 쓰는 것이 오래 갈 수 있는 길입니다.
개발자가 되는 길에는 늘 고민이 따라오죠.
하지만 혼자 고민할 필요는 없어요.
그 길을 먼저 걸어본 현직자의 이야기 속에 여러분이 찾고 있는 답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앞으로도 코드잇은 현장에서 뛰고 있는 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여러분의 길을 비추는 콘텐츠로 찾아오겠습니다.
다음 <휴먼계정 소통창구>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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